[제주투데이 칼럼]동물단체인데 왜 집청소를 돕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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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동물친구들 작성일23-02-16 23:36 조회1,2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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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친구편지]동물단체인데 왜 집청소를 돕냐고요?
기자명 김유진
"사람 불행하면 반려동물도 불행...반려동물에게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김유진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하도리 '꼭지네'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개들(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동물보호단체에서 하는 봉사 활동인데, 왜 견주 집 청소를 도와주나요?”
사무실에서 꼬박 한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하도리 '꼭지네'. 어느 주말 아침, 꼭지네를 향하는 차 안에서 동승한 봉사자가 물었다.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꼭지네 집 청소가 이날 봉사활동의 주요 목적이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집 청소를 도와준다니. 봉사자로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꼭지네는 조용한 동쪽 바닷가 마을 하도리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 4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거주하는 집이다. 어르신은 10여년 전부터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개들이 안쓰러워 집안에 들이기 시작했다.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어르신은 개들을 실내에 꽁꽁 숨겨놓고 지냈다. 개들은 빠르게 번식했다. 40여 마리에 이르게 됐다.
스스로의 몸을 챙기기도 어려운 노인이 수십 마리의 개들을 건사하다 보니 사료값을 감당하기 벅찼다. 그 뿐인가. 개들 싸움을 뜯어 말리다가 당신의 몸이 상하기도 했다. 관광객이나 마을 주민들로부터 이어지는 민원에 마음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상황이지만 개들을 동물보호센터로 보내거나 보내지는 못했다.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제동친 활동가들이 움직이게 된 것이다. 실내와 실외의 구분이 없다시피 한 집안을 정리하고 많이 위축된 할아버지의 마음을 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봉사자를 모아 집안 곳곳 쌓인 쓰레기들을 치웠다. 개들이 수년간 자유로이 드나들어 냄새와 오물로 찌든 집안을 청소했다.
그리고, 마당 공간을 나눠 개들을 격리 시키는 것이 시급했다. 펜스 설치와 공간 분리를 위해 수백만 원이 필요했다. 다급한 도움 요청에 응답해주신 여러 후원자님들 덕분에 며칠 만에 모금을 성공했다. 집안은 청소로 깔끔해졌다. 인근 복지관의 도움으로 도배와 장판을 새로했다. 할아버지를 위한 공간을 꾸몄다.
할아버지의 의류, 내복, 반찬, 개 사료와 방석 등 정성어린 나눔이 줄을 이었다. 개체수 증가를 막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달려와 아침 일찍 예방접종을 해주신 수의사도 있었다.
육지로 가는 하늘길이 막힐 만큼 눈과 바람이 센 날에도 꼭지네에 달려와 준 봉사자들은 개들과 놀아주고 산책을 해 주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석달 만에 이뤄졌다. 기적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 할 단어가 없다.
사람이 불행하면 반려동물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경우 우리는 사람을 돕는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사람의 불행이 반려동물에게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가정 지원 사업이 제주동물친구들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이유이다.
꼭지네 돕기 프로젝트는 4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진행형이다. 시급한 문제들은 일단 해결이 되었었다. 하지만 앞으로 개들이 사람과 친숙하게 해야 하고, 좋은 입양처를 찾아 보내야 하고, 아픈 개체들을 꾸준히 돌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할아버지가 건강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 우리가 꼭지네를, 꼭지네 할아버지를 돕는 이유다.
제주동물친구들 김유진 이사
김유진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기자명 김유진
"사람 불행하면 반려동물도 불행...반려동물에게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김유진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하도리 '꼭지네'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개들(사진=제주동물친구들 제공)
“동물보호단체에서 하는 봉사 활동인데, 왜 견주 집 청소를 도와주나요?”
사무실에서 꼬박 한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하도리 '꼭지네'. 어느 주말 아침, 꼭지네를 향하는 차 안에서 동승한 봉사자가 물었다.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꼭지네 집 청소가 이날 봉사활동의 주요 목적이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집 청소를 도와준다니. 봉사자로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꼭지네는 조용한 동쪽 바닷가 마을 하도리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 4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거주하는 집이다. 어르신은 10여년 전부터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개들이 안쓰러워 집안에 들이기 시작했다.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어르신은 개들을 실내에 꽁꽁 숨겨놓고 지냈다. 개들은 빠르게 번식했다. 40여 마리에 이르게 됐다.
스스로의 몸을 챙기기도 어려운 노인이 수십 마리의 개들을 건사하다 보니 사료값을 감당하기 벅찼다. 그 뿐인가. 개들 싸움을 뜯어 말리다가 당신의 몸이 상하기도 했다. 관광객이나 마을 주민들로부터 이어지는 민원에 마음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상황이지만 개들을 동물보호센터로 보내거나 보내지는 못했다.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제동친 활동가들이 움직이게 된 것이다. 실내와 실외의 구분이 없다시피 한 집안을 정리하고 많이 위축된 할아버지의 마음을 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봉사자를 모아 집안 곳곳 쌓인 쓰레기들을 치웠다. 개들이 수년간 자유로이 드나들어 냄새와 오물로 찌든 집안을 청소했다.
그리고, 마당 공간을 나눠 개들을 격리 시키는 것이 시급했다. 펜스 설치와 공간 분리를 위해 수백만 원이 필요했다. 다급한 도움 요청에 응답해주신 여러 후원자님들 덕분에 며칠 만에 모금을 성공했다. 집안은 청소로 깔끔해졌다. 인근 복지관의 도움으로 도배와 장판을 새로했다. 할아버지를 위한 공간을 꾸몄다.
할아버지의 의류, 내복, 반찬, 개 사료와 방석 등 정성어린 나눔이 줄을 이었다. 개체수 증가를 막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달려와 아침 일찍 예방접종을 해주신 수의사도 있었다.
육지로 가는 하늘길이 막힐 만큼 눈과 바람이 센 날에도 꼭지네에 달려와 준 봉사자들은 개들과 놀아주고 산책을 해 주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석달 만에 이뤄졌다. 기적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 할 단어가 없다.
사람이 불행하면 반려동물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경우 우리는 사람을 돕는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사람의 불행이 반려동물에게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가정 지원 사업이 제주동물친구들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이유이다.
꼭지네 돕기 프로젝트는 4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진행형이다. 시급한 문제들은 일단 해결이 되었었다. 하지만 앞으로 개들이 사람과 친숙하게 해야 하고, 좋은 입양처를 찾아 보내야 하고, 아픈 개체들을 꾸준히 돌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할아버지가 건강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 우리가 꼭지네를, 꼭지네 할아버지를 돕는 이유다.
제주동물친구들 김유진 이사
김유진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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